Touch the heart with story

Part 1 향기에는 스토리가 있다 | 2012년 10월호 전체기사

향기는 인간의 오감 중 가장 예민하고 기억이 오래 남는 감각이다. 진화과정을 거쳐 후각이 다른 동물에 비해 퇴화된 인간에게도 향기는 본능을 자극받고 이를 통해 행동에 제약을 받거나 충동을 느끼는 것은 여전한 것이다. 향기는 인간의 감성을 자극해 희로애락을 자극하고 삶에 지극한 영향력을 미치는 도구로서 손색이 없다.



향기는 고대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행동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많은 사건을 생산하고 때로는 역사를 바꾸기도 했다. 
사람이 맡을 수 있는 냄새의 종류는 무려 4천 여 가지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후각의 또 다른 특징은 청각과 함께 소위 상태의존적 기억(state dependent memory)과 연관이 크다는 점이다. 어떤 냄새나 음악을 맡거나 들으면 자신도 모르게 전에 그것을 경험했던 상황이 연상되는 게 바로 상태의존적 기억이다. 

고대 제왕들의 후궁이나 첩들은 향기를 이용해 ‘귀하신 몸’을 침실로 이끌었고, 잉태를 통해 신분상승의 욕구를 충족시켰다. 사향고양이나 사향노루 같은 짐승들의 몸에서 채취한 미혼향은 제왕들의 이성을 마비시켰고 발길은 후각이 이끄는 대로 움직였다. 중국 당나라 현종은 ‘개원의 치’라는 태평성대를 만든 현군이었는데, 돌연 양귀비의 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나약하고 원초적인 본능 해소에만 힘을 쏟는 혼군으로 전락하고 만다. 기록에 의하면 양귀비는 사실 미인이 아니라 뚱뚱하고 비대한 여인이라는데, 양귀비에 홀린 현종은 양귀비의 미모가 아니라 양귀비의 체취에 홀린 것이라는 설이 등장하기까지 한다. 그리스나 로마의 귀족들도 비싼 기름을 발라 몸에서 향을 풍기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었다. 이들이 바른 것은 값비싼 유향이었고 이는 아기 예수의 탄생 당시 동방 박사들이 가져온 선물 목록에도 등장한다. 사전적으로는 직접 비강으로 맡은 향기를 영어로는 odor라 하는데, 구강에서 느끼는 향기를 총칭하여 flavor라 하여 구별되고, flavor중에는 향기와 맛의 양쪽 자극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좋은 향기의 동의어로 쓰이는 아로마(Aroma)는 ‘향기’ 또는 ‘방향(芳香)’을 뜻한다. 실은 식물의 향이 아로마의 비밀이다. 약용이나 향료로 사용하는 허브(herb)가 가공되지 않은 상태의 식물을 가리킨다면, 아로마는 허브를 채취하여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가공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곧, 아로마는 특별한 효능이 있는 식물의 꽃이나 잎, 줄기, 열매, 뿌리 등에서 추출한 정유(精油, 에센셜 오일) 형태로 이용하는 것이다. 아로마를 이용한 향기치료 또는 향기요법을 아로마테라피(aroma therapy)라고 하는데, 고대로부터 전해온 자연요법으로 알려져 있으며, 오늘날에는 대체의학으로 부각되어 여성의 미용을 위한 화장품이나 방향제, 식품, 제약 등 다양한 분야에 이용되고 있다.

한때 지식인의 필독서처럼 여겨진 베스트셀러, 패트릭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는 향기에 관한 소설이다. 이 소설은 1985년 취리히에서 초판되었으며,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냄새에 관한 천재적인 능력을 타고난 주인공 그르누이가 향기로 세계를 지배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1985년 발간되자마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켜 39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2000년 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1,200만 부가 팔렸다. 주인공 그르누이는 18세기 파리의 음습하고 악취나는 생선 좌판대 밑에서 매독에 걸린 젊은 여인의 사생아로 태어난다.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그는 악착 같은 생명력으로 살아남고, 그의 어머니는 영아 살인죄로 교수형에 처해진다. 그르누이는 아무런 냄새가 없으면서도 이 세상 온갖 냄새에 비상한 반응을 보이는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미세한 향기에 이끌려 그 황홀한 향기의 진원인 한 처녀를 찾아내어 그녀를 목졸라 죽이고는 그 향기를 자신의 것으로 취한다.그 후 그는 파리의 향수 제조자인 발디니의 도제로 들어가 매혹적인 향수를 끊임없이 개발해 내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도착에 가깝게 향기에 집착하던 그르누이는 지상 최고의 향수, 즉 사람들의 사랑을 불러일으켜 그들을 지배할 수 있는 향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연속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결국 끔찍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이 소설은 인간이 후각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본능이 시키는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이처럼 인간의 후각은 퇴화되었다는 생물학자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퇴화되지 않고 인간의 기억 중 가장 근접한 곳에서 끊임없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런 후각의 특징을 가장 잘 활용한 분야가 현대 상술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향기 마케팅이다. 향기 마케팅의 핵심은 매장이나 제품에서 고객들의 좋은 기억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냄새가 나도록 해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다. 백화점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나는 향긋한 냄새가 대표적이다. 주로 1층에 화장품과 향수 매장이 몰려 있어 자연스럽게 나는 냄새는 고급스럽고 깔끔한 분위기, 즐거웠던 쇼핑의 기억 등 긍정적 생각과 기분을 떠올리게 만든다. 고객들이 오랜 시간 매장 내에 머물도록 하는 중요한 요소로 매장 관리자들이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이기도 하다. 

현대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향기 마케팅 적용 분야는 분야와 업종,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남성의류 가게의 머스크향, 여성 속옷 매장의 짙은 향수 냄새, 유아용품점의 파우더향, 원목가구 매장의 소나무향, 커피 전문점의 그윽한 커피향, 치킨 전문점의 치킨굽는 냄새, 빵집의 신선한 빵 굽는 냄새 등이 모두 고객의 주머니를 노린 것들이다. 초콜릿향과 페퍼민트향을 매장에 뿌렸더니 매출이 40% 가량 늘었다고 주장하는 배스킨라빈스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향기 마케팅의 발달로 별의별 제품이 다 등장하는 시절이다. 향기나는 골프공에 향기나는 카드, 향기나는 전단에 더해 삼성전자는 향기나는 스마트폰을 개발, 미국에 특허를 출원했다고 한다. 향기나는 3D TV도 개발 중이라는데 수영 경기가 방영되면 소독약 냄새를, 골프 경기가 중계되면 잔디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그야말로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법한 꿈의 제품들이다. 시각과 청각적인 3D 구현에만 머물러 있기에 인간의 욕망과 욕구가 너무 큰 것이 죄라면 죄다. 하지만 기왕이면 향기를 상술에만 쓸 것이 아니라 공익적이고 긍정적인 분야도 적용할 것을 조심스럽게 주문해 본다. 공격적인 아이들의 충동을 어루만져주는 긴장완화 교실, 음습하고 피해심리에 사로잡혀 있는 죄수들의 공간에 평온을 가져다주는 교도소 전용의 교화용 독방, 긴장감에 초조한 운동선수들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아로마 대기실 등에 자연이 선물한 각종 향을 인간의 기술로 응용한다면 향기는 비로소 의미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글 이종진 기자

출처 http://www.ceopartners.co.kr/article/article_view.php?big=SPECIAL%20FOCUS&middle=SPECIAL%20FOCUS&news_num=7541







Stimulate the five senses

Part 2 향기 마케팅의 사례 | 2012년 10월호 전체기사

향기 마케팅은 업종과 분야를 가리지 않고 등장한다. 식품업계와 세제, 식음료 등 전통적으로 향기 마케팅을 활용해 재미를 보고 있는 분야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가전업계와 자동차업계도 향기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유혹하고 있다.



청각과 후각을 자극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로는 대중교통수단인 버스를 활용한 던킨도너츠의 'Flavor radio'라는 독창적인 프로모션을 들 수 있다. 시내버스에서 던킨도너츠 라디오 광고가 흘러나오면, 이 버스에 설치된 방향제에서 던킨도너츠의 독특한 커피 향기가 나오도록 한 것인데, 이 프로모션이 실시된 이후 그 기간 동안 매장 방문객 수가 16%, 판매는 29% 증가했다. 가전업계에서도 향기 마케팅은 활발하게 쓰이고 있는데 LG전자 휘센 4D 입체 에어컨은 설악산의 가장 쾌적한 곳의 바람과 구상나무에서 채취한 특유의 자연향을 담아 매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촉각과 후각을 자극하도록 했다. 특히 인공적인 바람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설악산의 자연향기와 숲속 바람을 통해 피로회복과 스트레스까지 감소시켜주는 효과가 탁월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향기 마케팅이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분야는 식품과 음료업종이다. 네스카페는 병을 디자인할 때, 소비자가 병뚜껑을 여는 순간 최대한 많은 커피 향기를 방출하도록 디자인한다고 알려져 있다. 백화점의 네스프레소 커피 매장에서도 독특한 커피향으로 고객들의 발길을 잡아끌고 있다. 최고급 캡슐커피와 캡슐커피 머신을 판매하는 '네스프레소'에서 나오는 향인데, 고객의 발길이 뜸한 오후 2시경에도 무료 시음 커피를 마시려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커피처럼 미묘한 맛과 향의 차이로 선호도가 크게 좌우되는 경우일수록 제품 선택에 앞서 고객의 후각과 미각이 중요하게 작용해 관련업계의 향기 마케팅 열기는 식을 기미가 없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맛있는 냄새로 소비자들을 유혹하는가 하면 옷에 냄새 배기를 부담스러워 하는 고객들을 위해 냄새를 최소화 하는 등의 이원화 된 후각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후각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아이템은 치킨전문점이다. 매장 입구에 조리시설을 설치해 치킨 튀기는 냄새가 외부로 향하게 해 소비자 후각을 자극하는 것이다. 반면 냄새를 최소화 해 고객을 끌어당기는 정반대 개념의 후각마케팅도 보편적으로 쓰이는 방법이다. 고기 전문점의 경우 수납기능이 추가된 의자를 사용하거나 대형 비닐팩을 제공해 옷, 가방 등을 넣어두도록 함으로써 냄새가 배지 않도록 하고 있으며, 한 조개찜 전문 브랜드는 가스불 대신 인덕션 렌지를 사용해 냄새가 나지 않으면서도 압력밥솥의 원리로 찜요리를 해 조개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시설의 고급화를 통해 냄새가 많이 나고 먹기 불편한 조개구이의 불편함을 해소해 고객들의 쾌적함을 돕고 있다. 조리시간이 길지 않고 냄새가 나지 않아 점심식사로도 인기가 좋으며, 특히 여성고객들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향기 마케팅은 고객의 구매의욕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기업 입장에서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때 소홀히 할 수 없는 방식이다.  한 실험에서는 똑같은 나이키 운동화를 동일한 크기의 방에 각각 준비한 후, 그 중 한 방에만 약한 꽃향기를 주입했을 때, 실험 참가자들 중 84%가 꽃향기가 나는 방에서 살펴본 나이키 운동화를 더 선호했으며, 대략 10달러쯤 더 비쌀 것이라고 평가한 결과가 나온 경우도 있다. 유통업계의 경우 향기 마케팅의 성공여부는 당장 매출액의 상승과 하락에 직결되는 부분이다. 때문에 백화점과 할인점의 각 매장에서는 독특한 향기 마케팅으로 고객들의 지갑을 열게 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최근 샤넬 향수 전문 매장을 열면서 후각에 예민한 젊은 층 잡기에 나섰다. 향수만을 위해 설치된 특별한 매장에서 향을 효과적으로 맡을 수 있는 ‘후각 바(olfactive bar)’를 설치해 향기에 민감한 젊은 세대의 구매의욕에 불을 당긴 것이다. 롯데마트는 올리고당 매장 근처에 향기나는 와블러를 설치해 톡톡한 재미를 본 경우다. 지난 해 대상 청정원에서 국내 최초로 과일로 만든 올리고당을 출시하면서 매장에서 올리고당 냄새를 분사하는 전략으로 고객들의 발길을 잡아끌었다.  사과 올리고당에 함유된 이소말토 올리고당은 설탕을 원료로 한 프락토 올리고당에 비해 열에 강해 고온에서도 손실이 거의 없고 장(腸)까지 살아서 가는 비중도 높아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같은 우수함이 있어도 고객들에게 알리지 못한다면 제품 개발의 효과가 떨어진다. 매장에 설치된 와블러 덕분에 백 마디의 설명보다 단 한번의 냄새를 맡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신용카드나 골프공, 액정필름, 담배 등 특정 제품에 향기를 입혀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는 경우도 독특한 사례다. 비씨카드가 출시한 ‘나만의 향기카드’가 대표적이다. 이 카드는 고객이 자신이 좋아하는 향수를 선택해 '향기 아이콘'에 뿌리면 향기가 2주 이상 지속된다. 드라이기로 향기 아이콘을 가열하면 향이 사라지므로 기분에 따라 바꿔가며 쓸 수 있다. 골퍼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향기 골프공도 등장했다. 던롭코리아는 골프공에 오렌지향이나 장미향을 더한 '젝시오 아로마 볼'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인기를 모았다. 골퍼들이 경기 중에 불안과 긴장을 느끼는 것을 풀어주기 위해 골프공에 향기를 입힌 발상이 가히 독창적이다. 제누스는 핸드폰에 사용하는 액정보호 필름에 싱그러운 허브향을 더했다. 로즈마리, 자스민, 레몬, 페퍼민트, 라벤더 등 5가지 마이크로 향기 캡슐을 넣은 액정보호 필름을 핸드폰에 붙이면 6개월 동안 허브향을 느낄 수 있다.

불쾌감을 주는 담배 냄새를 향기로 바꿔 호응을 얻은 사례도 있다. KT&G는 포장을 문지르면 상쾌한 모히또향(박하 향)이 나는 '보헴시가 모히또 스노우팩'을 출시 판매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담배 포장에 마이크로 향기 캡슐을 코팅해 필름에 인쇄된 눈꽃을 문지르면 캡슐이 터지면서 모히또향이 손에 묻어나는 것이 애연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출시 후 약 6개월여 동안 매출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향기 마케팅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자동차 업계에도 향기 마케팅은 예외가 아니다. 
르노삼성자동차에서 국내 최초로 적용된 퍼퓸 디퓨저는 차 내부에 향기를 은은하게 퍼지게 해 쾌적한 운전 환경을 제공하는 웰빙 옵션 사양. 뉴 SM5가 출시된 이래 장착율이 70%에 달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VIP 고객의 입맛에 맞도록 르노삼성은 프랑스의 최고급 향수 제조업체로부터 원액을 공급받아 목표고객 사전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뒤 6종의 퍼퓸 원액을 선정했다. 향기 나는 백화점 전단도 등장했다. 롯데백화점은 여름 정기세일 직전 백화점의 MVG(Most Valuable Guest) 고객을 대상으로 3D 기술을 적용한 입체 화보 형태의 DM을 제작해 발송했다. DM의 화장품 안내 페이지에는 향수를 직접 분사해 코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후각적 즐거움까지 더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글 이종진 기자

출처 http://www.ceopartners.co.kr/article/article_view.php?news_num=7542





Make your own fragrance

Part 3 사람마다 다른 맞춤형 향기 | 2012년 10월호 전체기사

향기는 애초에 자연에 존재하는 것이라는 게 지금까지의 믿음이었다. 이미 존재하는 향을 취향에 따라 좋아하는 것만이 인간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이제 자신에게 맞는 향을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레디메이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와의 상담을 받아 자신에게 어울리는 향을 소유할 수 있게 됐다.



향수의 시초는 2007년 영화 ‘향수’의 배경이었던 프랑스 남동부 지역인 그라스에서 시작된다. 현재 향수라는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는 하나의 상품이자 예술품인 이것은 18세기 궁정에 향수를 공급했던 그라스의 퍼퓨머리 ‘갈리마르’의 코끝에서 시작된 것이다. 갈리마르는 향수의 고장인 프랑스에서 대중을 위한 맞춤향수를 탄생시켰으며 프랑스는 현재 수백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향수 회사 갈리마르 퍼퓸을 이어오고 있다. 2009년 12월, 이 갈리마르 퍼퓸이 국내 라이센스를 취득하게 되고 갈리마드 퍼퓸 코리아가 탄생했다. 

갈리마드 퍼퓸 코리아는 갈리마르의 한국식 발음을 딴 아카데미로, 정미순 대표원장은 조향사 타이틀을 달고 국내 최초의 향수 교육기관을 설립하고 활발하게 향수제작 교육활동을 벌이고 있다. 갈리마드 퍼퓸 아카데미의 안수진 실장에게 CEO들에게 어울리는 향수 제작은 어떻게 이뤄지는 자세한 과정을 들어본다.

Q 개인별 맞춤 향수는 어떻게 만드는가?
상담을 통해 고객의 취향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예를 들면 좋아하는 색, 어울리는 색, 좋아하는 향기, 현재 사용하는 향수 등 고객이 만들고자 하는 타겟 향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이 과정입니다. 상담이 끝나면 바로 작업에 들어갑니다. 우선 베이스 노트, 미들 노트, 톱 노트 순으로 향을 고른 후, 비율을 맞추어 선택된 모든 향을 다 섞는 것이 우선입니다. 아무리 좋은 향들도 서로 어울리지 않으면 이상한 향취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어울리는 향끼리 타입별로 섞어야 하는 것이죠. 

모든 향을 다 섞었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니고 시향을 거치고 거쳐 고객이 100% 만족하는 향이 나올 때까지 수정을 거듭하는 과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변조제의 향료를 넣어서 향기를 보완해주며 스타일과 자연스러움, 확산성을 더해주기도 하고 다른 기조제와 변조제를 조화롭게 하고 매끄럽게 라운딩을 해주는 조화제를 첨가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모두 거쳐야 향수 만들기가 완성될 수 있습니다.  맞춤 향수 만들기의 마지막 관문은 향수에 라벨링을 해주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향이니 만큼 그에 걸맞는 이름을 짓는다는 건 지극히 어렵지요. 하지만 새로 탄생한 작품에 걸맞는 이름이 지어져야 맞춤향수의 묘미가 아닐까요? 태어난 생일, 혹은 가족의 이름이나 애칭, 특별한 추억의 지명 등 모든 아이디어를 동원해 만들어진 이름은 특별한 의미를 담아 오래 기억됩니다. 고객이 지은 향수의 이름은 투명라벨에 인쇄되어 향수 용기에 붙여집니다.  

Q 개인별 맞춤 향수 주문 시스템은 어떻게 되는가?
인터넷을 이용하거나 갈리마드 퍼퓸 코리아를 방문하고 상담한 후 샘플을 제작하고 1~3주간 샘플을 테스트 사용한 후, 마음에 드는 향기를 선택하여 맞춤향수를 만들어 갑니다.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향수이기에 만들어간 향수에 대해 고객들의 애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깊답니다. 

Q 주 고객층은?
30~40대 여성이 가장 많지만 40~50대의 남성 고객들도 자신의 이미지를 위해 맞춤향수를 주문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향기에 대한 애정은 남녀 노소를 가리지 않는 법이죠. 특히 연인이나 가족, 특별한 지인을 위해 선물한다면 맞춤향수의 의미는 더욱 깊어지고 보람도 그만큼 커지는 셈이죠. 

Q 향이 개인의 이미지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가? 
플로럴 부케타입의 향수는 품위있고 우아한 분위기의 사람에게 어울리고, 시프레, 오리엔탈 향수는 깊이있고 차분한 분위기, 마음 씀씀이가 세심한 사람에게 적격이지요. 또 그린플로럴, 프루티플로럴 향수는 달콤하고 은은한 향기로 성격이 부드럽고 상냥한 사람에게 찰떡궁합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마린, 시트러스 계열의 향수는 담백하고, 상쾌한 사람, 언제나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확히 판단하고 어떤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위트 플로럴 향수는 대담하고 열정적인, 사교적인 성격의 사람에게 이보다 잘 어울릴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천생배필입니다.  

Q 기업의 CEO들에게 어울릴 법한 향수는? 
남성들의 경우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의 향수를 추천합니다. Chypre 계열 또는 Fougere계열의 Aramis/Aramis,  Bulgari pour homme/Bulgari가 무난할 듯 하군요. 여성 CEO의 경우는 부드럽지만 카리스마 있는 향기로 각종 모임이나 비즈니스 미팅을 이끌어간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Chypre계열 또는 Aldehyde 계열의 Knowing/E.Lauder,  Idylle/Guerlain 같은 제품을 추천하고 싶군요.  갈리마르 퍼퓸 아카데미의 안수진 실장은 “좋은 향수는 누구에게나 로망”이라며 “무작정 남이 사용하는 제품을 따라가지 말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나만의 향수’를 만들어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라고 조언했다. 향기로 누군가를 유혹하는 시대다. 기업은 고객을, 제품은 소비자를, 리더는 팔로워를, 벗이 없는 사람은 가장 편안한 벗을 유혹하는 시절에, 몸에서 풍기는 은은한 향을 물어본다면 향기의 의미와 이름을 넌지시 알려주는 ‘능력자’가 되어보자. 

글 이종진 기자

출처 http://www.ceopartners.co.kr/article/article_view.php?big=SPECIAL%20FOCUS&middle=SPECIAL%20FOCUS&news_num=7543

Posted by SE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