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이야기>11.佛 화장품 겔랑

[중앙일보] 입력 1995년 06월 28일

『네(nez)는 네(nee)에서 나온다.』 프랑스에서는 「겔랑」을 두고 이런 얘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코(鼻)를 말하는 「네」(nez)는 향수의 좋고 나쁨이 「조향사(調香師)」의 코에 달려 있다고 해서 조향사라는 뜻으로도 통한다.뒤의 네(nee)는 집안.가계(家系)를 의미하는 단어로결국 『좋은 조향사는 좋은 가문에서 나온다』는 말이다.
창업주인 피에르 프랑스와 파스칼 겔랑은 1828년 파리에 첫화장품가게를 열어 영국산 향수.립스틱.비누.크림.치약 등을 수입해 팔았다.그리고 고객들의 취향에 맞는 향수를 직접 제조하면서 벨기에여왕,독일귀족,나폴레옹3세妃 등의 공식 향수제조자가 되어 명성을 떨쳤다.현재의 필립 겔랑(67)회장에 이르기까지 5대에 걸쳐 조향을 비롯한 제품개발과 경영을 가문의 후손들이 전담해오고 있다.특히 1백60여년간 내놓은 3백20여개 향수의이름에는 하나하나 사연이 깃들여 있 다.
「미쓰코」(1919)는 『나비부인』의 각본을 쓴 클로드 파렐의 베스트셀러소설 『라 바타유(戰場)』의 여주인공 이름에서 따왔는데,이 향수를 즐겨 사용한 진 할로(미국 여배우)의 이혼한前남편이 그녀를 찾아가 이 향수를 온몸에 붓고 자살했다고 해서더욱 유명해졌다.
「샤리마」(1925)는 인도의 샤 자한 왕자가 부인 문타즈 마할을 위해 지은 정원이름에서,「야간비행」(1933)은 『어린왕자』로 유명한 생 텍쥐페리가 다카르~브라질간을 야간비행하고 나서 쓴 체험기의 이름에서 각각 따온 것이다.
1989년에 나온 「삼사라」는 현재의 조향사인 장 폴 겔랑(58)이 백단을 좋아하는 애인을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화장품분야에서도 유명해 피부노화방지 스킨케어인 「이시마 라인」,마법의 파우더라는 「메테오리트 파우더」등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93년도 매출은 22억프랑으로 파리에 본사와 7개의숍,2개의 뷰티 인스티튜트,외국엔 23개의 지사 와 1만3천개의 화장품점포가 있다.한국에서는 ㈜서다(瑞多)가 수입해 주요 백화점과 면세점에 팔고 있다.
李在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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